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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애니

괴롭히지 말아요, 나가토로양

by 기호쿤 2023.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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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히지 말아요, 나가토로양 2기 포스터. 1기는 단조로운 포스터라 인물들이 풍성한 2기로 골랐다. (출처 ; nagatorosan.jp)

 드디어 2기가 나왔습니다. 거의 1년 만에 나온 2기인데, 원작을 이미 봐서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큰 틀에선 알겠지만 애니에서 어떻게 원작과 차이를 둘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작가가 초반과는 다른 방향을 보여줘서 앞으로도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되는 작품이고요.

양지(sunny culture) 문화와 음지(shadow culture) 문화, 그리고 나나시

 양지 문화(sunny culture)와 음지 문화(shadow culture)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양지 문화란 용어는 한국에서 은유적으로 쓰이는 말인데,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문화를 뜻합니다. 이에 대조되는 음지 문화는 주로 19금 콘텐츠 등을 중점적으로 다뤄 일반인에게 알리기 쉽지 않은 문화를 뜻합니다. 나나시라는 작가의 만화 작품은 주로 음지 문화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작가가 양지 문화에서 활동을 한다고 하니 나나시 작가의 팬들은 떠들썩했죠. 그래서 나온 작품이 괴롭히지 말아요, 나가토로양입니다. 위 작품의 원작 초반에서는 19금 그림이 전혀 없는데도 음지 문화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림체와 말 풍선의 말들은 절대 양지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폭력적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정식 연재가 결정되면서 편집부는 큰 결정을 합니다. 청소년들도 같이 보는 만화이기 때문에 작품을 문제없이 연재하기 위해서 기존 작가의 폭력적인 방식을 조금씩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대신에 러브코미디로서의 장르를 더 부각했죠. 그래서 원작에 비해 정말 많이 순화되어서 출판이 된 겁니다. 그런데 만화책 버전에서도 폭력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보니 문제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한번 더 순화시킨 게 애니메이션 버전입니다. 양지 문화로의 첫 진출인 만큼 다사다난했네요.

원작은 어디서 보지? (feat. pixiv)

 원작은 픽시브란 사이트에서 연재됐습니다. 픽시브(pixiv)는 일본에서 만든 회원제 창작 그림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굉장히 큰 규모의 커뮤니티 사이트인데, 구글급의 세계 그림 커뮤니티 사이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사이트의 인기가 커진 이유는 이전 익명 사이트에서 정치적인 이유와 사회적인 이유로 문제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과 예비 작가들은 이런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창작할 수 있는 사이트를 추구하고자 픽시브에 들어오게 된 것입니다. 이전의 익명 사이트처럼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창작 자체에만 집중하고 싶었죠. 그리고 자신의 그림을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픽시브로 넘어갔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보고 싶어 하는 수요층이 몰려들면서 회원 수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에 비해 정치적인 성향은 비교적 덜합니다. 외국인 유저의 활동이 타 커뮤니티 사이트에 비해 정말 활발하고, 외국인 유저의 팬들도 많기에 인종차별과 같은 혐오는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외주 작업을 받는 통로 역할도 하기 때문에 자신의 경력, 홈페이지, 연락처 등을 남겨놓다 보니 익명게시판에서나 자주 쓰는 혐오성이 묻어나는 글을 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답답한 스토리 전개, 박수 칠 때 떠나야 한다

 현재 일본 기준으로 15권까지 나왔고, 한국 기준으로는 14권까지 나왔습니다. 한국에도 인기가 있기 때문에 격차가 크지 않다는 걸 나타내죠.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독자 입장으로서는 현재 인기가 있어도 스토리 흐름이 답답하게 흐른다면 계속 보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러브코미디 특성상 이야기 전개를 질질 끌면 복선이 있지 않는 이상 독자들은 지루하게 느끼기 때문이죠. 저도 특히 단행본들을 쭉 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순화되어서 표현된 건 좋으나 이야기 전개가 잘 안 된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특히 두 남녀주인공 사이에 개입되는 인물들이 점점 많아지는 걸 통해 느꼈습니다. 이 인물들이 의도적으로 개입하여 이야기 전개를 느리게 하는 경향이 상당히 큽니다. 관계가 더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면 플러스 요인이 되지만, 이 외에는 스토리 전개에 전혀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초중반에는 이런 모습이 보여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우려하지 않았으나 요즘 들어 이런 분위기가 많이 보여서 개인적으로 걱정이 됩니다. 한번 잘못 만들면 장르가 바뀌기 때문이죠. 분명 장르는 러브 코미디입니다. 그런데 주변인물들이 개입되면서 두 남녀주인공의 모습보다는 각 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르가 된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이런 식으로 전개될 바에는 차라리 빨리 완결 짓는 게 낫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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