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화&애니

건담시드, 건담을 부활시키다

by 기호쿤 2023. 1. 16.
반응형

건담시드, 중학생이였던 필자를 덕후로 만든 대표 애니 중 하나다.

건담을 부활시킨 애니, 이전 건담은 노잼이었나?

 건담시드는 중학생이었던 필자를 오타쿠로 만든 대표 애니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건담시드 덕분에 오타쿠의 길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고 봐도 무방한데, 이전엔 만화책을 읽는 것만 좋아했다면, 건담시드 덕분에 본격적으로 애니까지 챙겨보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건담시드를 알기 시작한 건 역시나 친구 덕분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이 건담 애니가 요새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며 한번 같이 보자고 해서 우연히 봤는데,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21세기 첫 시작을 한 이 건담 애니는 엄청나게 성공한 대작입니다. 건담 시리즈 전체에서 3번째로 많은 실적을 냈는데, 일본 애니메이션 전체에서도 상위권에 놓을 정도로 크게 대박을 칩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성공한 것도 모자라 프라모델 시장에서도 압도적으로 팔렸죠. 제가 이때 당시에 중학생이라 돈도 없었는데, 꾸역꾸역 돈 모아서 건담시드의 프라모델만 2개 샀던 기억이 나네요. 총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건담시드 프라모델을 찾는 수요층이 아직도 많습니다. 그만큼 엄청나게 히트 친 애니라는 것이죠. 이걸 과장이라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전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전 건담 작품들은 투자한 비용에 비해 흥행이 별로였기 때문입니다. 건담 W라는 애니가 흥행했다고는 하는데, 전반적인 성적으로는 형편없었죠. 건담 시드라는 애니가 나오기 전에 건담 시장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건담이 최초로 나왔던 시기엔 어린이나 청소년이였던 분들이 이젠 성인이 되니 건담에 관심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작품이 건담을 21세기 감각으로 되살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작품면에서나 상업적인 면에서나 역대급으로 초대박을 친 작품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작품성이냐? 상업성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전 작품과 관련된 새 작품이 나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비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전 작품보다 더 재밌는지 아니면 더 재미없는지 말이죠. 건담도 마찬가지예요. 건담 팬들은 계속 이전 건담들과 건담시드를 비교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비평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비평은 사실문제가 안되는데, 문제가 됐던 건 건담시드를 통해 건담이라는 팬덤에 새로 들어온 팬들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건담시드는 진정한 건담이 아니라는 이유로 말이죠. 지금이야 이런 얘기하면 미친 소리 듣는 게 당연하지만, 건담시드가 막 나온 저 당시만 해도 건담시드를 통해 건담에 입문한 사람들을 건담 팬이나 건담 오타쿠라고 인정하지 않았었습니다. 오로지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말이죠. 오죽하면 건담 팬들 사이에서 파벌이 웬 말이냐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근데 이게 한국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일본에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건담 시드의 성공이 제2의 건프라 붐을 일으켰는데, 이전 건담 팬들은 부정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죠. 대신 그들은 작품성에 초점을 맞춰 건담 시드가 이전 건담 시리즈에 비해 떨어진다고 합니다. 저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네요. 건담시드가 작품성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 떨어져도 상업성이 워낙에 너무 크게 성공해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고 말이죠. 상업성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리 작품성이 좋은 건담도 결국 몰락의 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니 말이죠. 건담시드의 히트가 없었더라면 반다이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참고로 턴에이 건담 이후 월간 봉봉이라는 잡지에서 건담이라는 소재를 아예 제외시켰습니다. 프라모델들의 상업적 실패 때문에 시대에 뒤쳐졌다는 판단을 해서 말이죠. 작품성이야 떨어지면 올리면 그만이지만, 상업성이 떨어지면 이를 만회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냐면 협조사에서 건담이란 소재를 아예 빼고 싶어 하니깐요.

 

이후 건담은?

건담시드 이전엔 작품성이 좋아도 프라모델이 팔리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런 암흑기를 겪던 건담 입장에선 건담시드 이후로 작품도 히트치고 상업적으로도 히트 치다 보니 작품성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건담시드 이후의 작품에는 반드시 상업적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차기작인 건담시드 데스티니가 나왔지만 시드에 비해 대박은 치지 못했습니다. 여러 문제도 있었고요. 대표적으로 스토리 문제가 있습니다. 데스티니 자체만의 작품을 만들었어야 했는데, 히트 치지 못하니 결국 시드에 편승하여 이야기가 마무리된 게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더라고요. 결국에 건담시드 데스티니만의 내용은 사라지고 졸지에 건담시드 2가 됐습니다. 건담시드 데스티니를 오락물로만 본다면 봐도 괜찮습니다. 다만 건담팬분들은 가급적 안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비평이 워낙 많아서요. 건담시드 데스티니 이후의 건담 작품엔 건담시드 스타게이져, 건담 00, 건담 유니콘, 건담 에이지, 철혈의 오펀스 등 건담시드의 맥을 이은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유니콘 건담 같은 경우엔 2010년대 이후로 나온 최고 흥행작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유니콘 건담은 원래 건담에 친숙한 3~40대를 타깃으로 한 작품인데, 영상미가 뛰어나다 보니 1~20대 팬들도 많이 유입됐습니다. 올드 팬들의 큰 비판은 피할 수 없지만 재밌으면 설정 자체가 무슨 상관이냐는 팬들에겐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건담시드처럼 유니콘 건담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네요. 이후에도 차기작이 계속 나와 건담의 세계관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습니다. 우주가 끊임없이 팽창하듯이, 건담의 세계관이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지 궁금해집니다.

반응형

댓글